정치과잉 유감-원장 박영호 목사님의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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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by 관리자 / 작성일20-03-24 11:38 / 조회 2,555 / 댓글 0본문
미래목회와말씀연구원 원장 박영호 목사님의 페이스 북 글을 공유합니다.
<정치과잉 유감 >
신약성서와 초대교회에 대한 가장 큰 오해는 과도한 정치적 해석이다.
바울을 반로마제국 투사로 보는 견해도, 친로마 종교인으로 모는 견해도 바울을 왜곡한다.
바울은 현실정치에 큰 관심도 없었고, 대단한 기대도 없었다.
그리스도로 인해 변한 새로운 현실이 모든 것을 상대화하며 정치권력도 여기서 예외가 아니었다 하는 정도로 일단 간단하게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초대교회가 경험한 박해는 정치적이었다기 보다는 사회적이었다.
사도행전을 보면 그레코-로만의 도시들에서 정치권력은 그 새로운 운동에 대체로 무관심했고,
일부 민간인들이 끊임없이 문제를 일으켜 박해의 상황으로 몰고 간 것을 볼 수 있다.
기독교인들에 대한 박해는 대체로 위로부터의 박해라기 보다는 옆으로부터의 박해였다.
정치권력의 직접적 박해는 과장되었으며, 사회적 갈등이 박해로 번진 것이 2세기 까지는 주된 경향이었다.
정치과잉의 해석이 초대교회사를 심하게 왜곡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 한국의 문제도 정치과잉이다. 좌우진영의 대립이 첨예하고 정치담론이 넘쳐나는 것을 양식 있는 국민들은 염려한다.
교회의 예배와 관련해서도 “총칼로 압박할 때도 예배를 지켰는데…”하는 식의 정치과잉이 보인다.
지금 한국 정부는 종교인 과세 등을 비롯해 종교의 문제들에 조심스럽게 접근한다.
이번 코로나 사태 때의 예배자제권고 역시 마찬가지이다. 물론 급한 상황에서 좀 불합리한 면도 있었다.
일부 정치인들의 쇼맨십이 작용했다고 볼 여지도 없지 않다.
그러나 정부의 교회개입은 합리적인 선에서 조율될 전망이다.
문제는 사회적 갈등이다. 어제도 예배한 교회 앞에서 주민들이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시위까지 한 일이 있었다.
주말에 교회 가면 직장에서 눈치가 보인다는 교인들도 많다. 코로나 사태가 웬만큼 정리가 되면, 정부의 가이드라인은 없어질 것이다.
잘하면 두 주 안에 끝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와중에서 형성된 사회 분위기는 오래 갈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젊은이들은 친구들 사이에서 교회 다닌다 말 꺼내기 힘들다고 하는데, 더욱 굳어질까 염려된다.
2-3세기의 교회는 전염병을 겪으면서 부쩍 성장했다 하는데, 한국 교회는 그 반대가 될 수도 있다.
우리의 싸움은 혈과 육에 대한 것이 아니다. 무엇과 싸우는지 알아야 이길 수 있다.
정부의 부당한 명령에 저항하여 싸워야 할 때도 역사 속에 있었으나, 지금은 아니다.
종교탄압이라는 말까지 하면서 비장하게 나서는 모습을 스스로는 멋있다 생각할지 모르나, 밖에서 보면 우습다.
지금은 한국사회라는 열린 공간에서 기독교가 어떤 집단으로 각인될 것이가에 집중해야 한다.
사람들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 종교의 자유, 그런 거 아무 소용없다.
전염병 극복을 위한 전사회적 노력에 교회가 앞장서서 모범을 보여야 할 때다.
상식적이고, 대화가 통하는 사람들이라는 인정을 회복해야 하고, 사회의 공동선에 헌신하는 교회의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한다.
그 위에서 세상이 갖지 못하는 복음의 아름다움이 빛을 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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